Climbing Utility/암벽 정보

노적봉 경원대길

마칼루2 2008. 8. 9. 10:18

○노적봉 경원대 길○

 

 


   - 등반길이 280m, 중급자 코스… 최고 난이도 5.10a

 ◇ 김경화씨가 8피치 슬랩 구간을 지나 페이스 구간을 등반 중이다. 이 피치는 첫째 볼트와 네 번째 볼트에서 인공등반(Ao)하는 식으로 올라야 편하다.


 

 

 

 

 

 

 

 

 

 

 

 

 

 

 

 

 

 

 

 

 

 

 

 

 

 

 

 

 

 

 

 

 

 

 

돌이켜보건대 북한산은 내 영혼의 찬란히 빛나는 바다였고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이었다.

 북한산에는 인수봉 숨은벽 백운대 노적봉 병풍암 등의 암벽들과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등반 루트들이 있다.

 나는 중학교 때부터 악우회 시절을 거쳐 지금까지 줄곧 북한산에 미쳐 살아왔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우수수 기억나는 그 추억의 루트들은 내가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나는 허옇게 솟아오른 바위산만 보면 가슴이 뛴다. 암벽등반, 그것은 내게 매우 특별한 것이었고 또

그것은 “내 청춘의 감옥”과도 같은 것이어서 내 젊은 날의 대부분을 거기에 갇혀 살았다. 나의 밑도 끝도

 없는 역마살도 알고 보면 그 시절 북한산에서 비롯됐다. 악우회 시절, 윤대표 허욱 임근성 유한규씨

등의 쟁쟁했던 멤버들은 인수봉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선배들은 북한산의 모든 암벽뿐만 아니라 도봉산의 선인봉 만장봉 주봉 오봉 등을 등반하러 다녔고

나 또한 그네들을 따라 암벽의 세계로 깊게 몰입할 수 있었다. 바위는 절망과 희망이라는 두 가지 속성을

 지니고 있다. 클라이머는 이같은 성질 가운데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고 사는 존재들이다.


고백컨대 난 바위 체질이 아니어서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는 법에 능숙하지 못했다. 바위에 입문할 당시

 난 인수봉 ‘서면벽 제3번 코스’를 등반하다가 하도 고통스러워 칼이 있었다면 자일을 끊고 싶었던 처참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렇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우선 산이 좋았고, 믿음을 함께 묶을

 선배들과 벗들이 있어 가능했다.

- 너무도 멀리 떠나온 길

나는 그 누구보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인문지리적 호기심이 많았다. 그것은 나의 운명이 되었으며,

나의 인생은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길 위에서 길 위로 하염없이 떠날 뿐” 앞으로도 어느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길 위에서 늙어 없어질 것이다. 나는 돌아가기엔 너무 먼 길을 떠나왔고, 만나야 할

수많은 길이 있음을 안다. 나는 그 기로에서 남들이 가기 힘든 바윗길을 선택했고 어느 시점이 지나면서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길을 가고자 했다.

 

 그 길은 내가 택한 것 가운데 가장 고독하고 고통스러운 길임에 틀림없었지만, 낮은 곳에서 정수리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한편의 서사시처럼 아름다운 풍경과 푸른 하늘을 만났고 알피니즘이라는 별을 볼

수 있었다. 이번 산행지는 북한산 노적봉, 나는 오늘도 또 하나의 길을 가고자 한다.


산으로 가는 길은 늘 그렇지만 즐겁기 그지없다. 거기에는 숲을 이룬 갖가지 풀들과 나무들이 어우러진

 독특한 내음하며 잔잔한 나무 그늘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의 살랑거림, 그 숲에 기대어 사는 곤충이나

 동물들의 은밀한 속삭임이 있다. 또한 해마다 계절이 바뀌면 연둣빛 신록으로부터 시작한 짙푸른

 잎사귀들의 향연과, 골짜기를 수놓은 단풍잎들이 하염없이 떨어지는 서정의 틈바구니에서 피어나는

 순백의 눈꽃들….

 

숲에 가면 우리가 지닌 세속의 시계는 더디 가면서 어느 틈엔가 우리 몸은 서서히 정화된다.

이것이 숲의 힘이다. 우이동에서 도선사 매표소를 지나 숲으로 들어섰다. 서늘한 기운이 서려있는

 바람 끝에선 성큼 다가선 가을이 손톱 끝에 묻어나고, 나는 깊은 가을로 이어지는 문턱에서 푸른

하늘을 마음속에 그리며 발걸음을 보다 높은 곳으로 옮겼다.

 

길가에는 지난 번 태풍 ‘루사’의 여파 때문인지 꺾어진 나뭇가지들의 잔해가 널브러져 있었고.

 함께 동행한 산사랑통신산악회(www.sansarang.net)의 조순상(30세)씨와 지현주(30세)씨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즈음 골짜기를 흐르는 물가에서 목을 축인 뒤, 가파른 등산로를 올라 세상의 문과

격리된 용암문으로 들어섰다. 문(門)이란 경계의 성격을 갖는 법. 우리는 이 문을 통해 북한산의 내밀한

 세계로 입산했고 우리가 지닌 세속의 그림자를 한 꺼풀씩 벗겨내며 노적봉으로 향했다.


길은 평이하게 우리를 인도했다. 병풍암으로 잔잔히 깔리는 저녁 햇살과 싱그럽게 희살대는 바람의 속살들….

우리는 북한산이 베푸는 은혜로운 길을 걸어 하룻밤을 묵을 노적봉 ‘반도야영장’에 도착했다.
이곳 야영장은 비교적 넓어 텐트 3∼4동은 족히 칠 수 있는 것처럼 보였고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야영장 가까운 곳에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맑고 시원한 샘이 있다는 점이었다.

 ◇ 4피치 테라스 위의 슬랩 구간을 지현주씨가 선등하고 있다. 이 피치는 비교적 쉬운 편이다.


 

 

 

 

 

 

 

 

 

 

 

 

 

 

 

 

 

 

 

 

 

  

  

 

 

- 고즈넉한 분위기가 묻어나는 노적봉

구절초 꽃잎이 속절없이 지는 밤이 되어서야 사진을 찍을 염수범 객원기자가 랜턴 불을 밝히며 야영장으로

 찾아들었고, 한참 후에 부천대산악부 출신인 이용상(35세) 김경화(28세)씨 부부, 또 그의 믿음직한 후배인

 백성현(23세)씨와 반가움의 인사를 나누었다. 즐거운 만남을 위해 우리는 술잔을 마주쳤다.
그리고 지난날의 등반 이야기를 추억거리 안주 삼아 밤이 이슥토록 술잔을 기울였다.


술자리를 마치고 침낭에 누웠다. 나뭇잎 사이로 옥양목처럼 빛나는 별들이 내 눈 속으로 촘촘히 박힐

 즈음 새로운 생명을 꿈꾸는 도토리들이 지상을 향해 후드득 떨어지고 있었다. 눈을 감자 고요한 적막

속에서 참나무들이 서로 도란거리며 말을 걸기 시작했고 나는 그들이 나누는 소릴 은밀히 엿들었다.

모든 것이 풍요로운 공간 속에서, 나는 이곳에 기거하길 허락하신 북한산의 정령께 깊은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어린 시절 처음으로 내 가슴 설레게 하던 여자애”처럼 청명한 가을 아침이 열리자 모든 것들은 제자리에서

 질서정연히 일어나 아침을 맞이했다. 오늘 우리가 등반할 노적봉 이마에도 붉은 햇살이 걸리고, 이웃한

 병풍암의 수직 절벽과 인수봉 꼭대기에도 갈채소리 요란한 햇살이 쏟아지리라. 우린 아침을 먹고 등반에

 필요한 장비를 챙겼다.


야영장을 떠난 우리는 작은 고개에서 노적봉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이곳 등반 루트들은 대개 동남면

 쪽에 나 있는데 크랙보다는 주로 슬랩과 페이스가 발달된 편이다. 노적봉은 인수봉이나 선인봉과 달리

아주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암벽이다. 취사야영이 금지되기 전까지만 해도 노적봉뿐만 아니라

 병풍암과 숨은벽, 도봉산의 주봉 오봉 우이암 등의 암벽에는 다양한 등반을 즐기려는 클라이머들의

발길이 잦았다.

 

이들 암벽은 취사야영을 해야 다음날 여유 있게 등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취사야영이 허가제로

바뀐 뒤 인수봉과 선인봉을 제외한 나머지 암벽들은 찾는 이가 거의 없어 개척 연도가 오래된 루트들이

 자꾸 사장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애매한 홀드가 많은 2피치

한가함이 배어나는 노적봉 오른쪽 골짜기로 내려선 우리는 ‘T침니 코스’ 출발 지점 부근에 있는 작은

 야영장에서 등반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과 만나 서로 짧은 인사말을 나누었다. 이어 노적봉 밑동에 있는

 좁은 비박지와 너른 암반을 지나 오르막이 시작되는 부근에서 오늘 등반할 ‘경원대길’ 앞에 섰다.

 
이 루트는 경원대학교 산악부가 1995년 늦가을에 개척을 시작해 1996년 개척을 완료시켰다. 이 길은

 등반 거리만 해도 280미터에 이르는 노적봉에서 가장 긴 코스로, 슬랩과 페이스의 자연적인 등반선을

 최대한 살려 길을 완성했다. 한편 이 길은 총 8피치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몇몇 피치는 상당한

고도감을 극복해야 하는 5.10a의 중급자 코스다.


먼저 등반 파티를 짰다. 기자와 염수범 객원기자가 앞서 가기로 하고 그 뒤로 이용상 김경화 백성현씨가

 한 파티가 됐고, 조순상 지현주씨가 마지막 파티가 되어 맨 뒤를 따르기로 했다. 오래간만에 7명이라는

 대인원이 한 팀을 이루어 등반해보기도 정말 오랜만인 듯싶었다.


며칠만 더 있으면 붉게 물들 단풍나무를 뒤로 하고 나는 화강암의 감촉이 살아있는 사선 크랙을 올라

첫 피치를 마무리했다. 2피치의 처음 출발 부분은 홀드가 양호했다. 그러나 올라갈수록 페이스의 각도가

 세지더니 고도감이 한층 살아나는 곳에서는 잡기 애매한 홀드 때문에 잠시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홀드를 믿고 과감하게 일어서자 문제가 해결되면서 2피치에 도달할 수 있었다.


3피치는 이용상씨가 먼저 오르기로 했다. 그는 페이스가 지닌 비밀스런 과제들을 과감하면서도 섬세한

 몸짓으로 해결하며 부드럽게 등반선을 이어갔다. 한편 마지막 파티의 선등자인 조순상씨도 살을 파고드는

수직의 고도감을 털어내며 한 스텝씩 고도를 점차 높였다. 조순상씨가 오름짓을 하는 동안 지현주씨가

 그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었고 그네들이 함께 했던 지난날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바람의 물결 따라

아롱져 흘러갔다.

- 아름다움엔 치명적인 독이 있다

3피치를 넘어서면서부터 우리 발 아래로 용혈봉 나월봉 문수봉을 잇는 의상봉 능선이 아스라이 펼쳐졌다.

 눈을 감고 귀를 쫑긋 세우자 북한산성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까마득히 들렸다. 그리고 노적봉의

 지기(地氣)를 한껏 받은 노적사가 한 점 그리움으로 다가섰고 가을이 되면 하얀 메밀꽃처럼 눈부신

 태고사의 억새밭이 가슴 뭉클하게 밀려들고 있었다.


또한 백운대 정상에서 원효봉으로 이어지는 원효리지가 그 긴 꼬리를 한없이 낮추고 있었다.
북한산 하면 대표적 봉우리가 인수봉임에 틀림없지만 그 위용에 있어 백운대나 노적봉에 비하면 한결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니까 눈이 내린 몇 해 전의 겨울이었다.


나는 일산으로 가는 길목에서 그들을 보았다. 눈을 뒤집어 쓴 채 우뚝 선 두 봉우리들이 얼마나 당당한지…

 나는 울컥 치밀었던 그 벅찬 감동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때 나는 알프스의 고봉을 보는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혀, 만약 저 봉우리들이 2000미터만 높았더라면 한국적 알피니즘은 더욱 발전했을 거란

 가정을 서슴없이 내린 적이 있었다.
푸른 하늘빛이 감도는 의상봉 능선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짧고도 긴 여운이 감도는 감탄사를 연신 터뜨렸다.


때로 어느 풍경 속의 일부가 된다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물아일체(物我一體)란 고품격 단어를 쓰지

 않더라도 자연과 인간이 만나 어느 순간 감동을 받고 한 몸이 될 수 있다는 건 등반이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매력임과 동시에 등반이 갖는 중독성이다. 아름다움엔 치명적인 독이 있다. 때로 그것은 우리에게

모험을 요구하기도 한다.


우린 모두 노적봉에서 탐미주의자가 되었다. 선등을 나선 이용상씨의 어깨 위로 서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솜털구름이 세월의 흐름만큼이나 빠르게 흘러갔다.
그는 솜털구름바다와 맞닿은 짧은 오버행 밑에서 5피치를 마감했다. 이어 지현주씨가 6피치 등반을 위해

오버행을 넘어 우리의 시야에서 없어진 후 조순상씨가 산들바람의 여울목을 건너 이가 시릴 만큼의

푸른 하늘 속으로 사라졌다. 우리는 그가 남긴 바람의 흔적을 밟으며 6피치에 도달했다.

 ◇ 경원대길 루트도


 

 

 

 

 

 

 

 

 

 

 

 

 

 

 

 

 

 

 

 

 

 

 

 

 

 

 

 

 

 

 

 

 

 

 

 

 

 

 

 

 

 

 

  

 


- 절정의 노래를 부르는 노적봉

6피치에 선 우리는 동장대지와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북한산 주릉의 장쾌한 선과 의상봉 능선의 합일을

 바라보면서 다시 한 번 북한산의 미학에 빠져버렸다.
인간이 어떤 대상을 보고 느끼는 미적 가치는 주관적으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연극평론가 안치운

선생의 말대로 그것을 관조하는 이의 마음이 정갈하지 못 하거나 이를 받아드릴 자세가 되어있지 못하다면

 아마 그것은 그저 평범한 풍광에 지나지 않았으리라.

 

그래도 우리는 지금까지 세상을 살아오면서 최소한의 순수성만큼은 버리지 않고 가슴속에 간직하고

살았던 것 같아 다행이다 싶었다. 한동안 북한산 풍경 속을 노닐던 백성현씨가 7피치 슬랩을 올랐다.

원래 그는 슬랩이 끝나는 지점에 박혀있는 볼트에 확보를 해야 했으나 누군가 확보용 볼트의 앵커를

 떼어가는 바람에 완만히 누운 암반의 가로 크랙에다 프렌드 두 개를 설치하고 7피치를 마무리했다.


이용상씨가 정상으로 이어지는 8피치의 슬랩과 페이스를 올라 노적봉 정상에 선 다음, 우리도 그가

 남긴 관념의 선을 따라 꼭대기에 섰다. 노적봉 정상은 우리에게 또 다른 풍경을 선사했다.
우리가 백운대 정점에서 약수암 방향으로 솟아있는 백운대 남벽의 웅장한 모습에 넋을 놓고 있는 사이

 세 명의 클라이머들이 ‘시인 산동엽길’을 오르고 있었고, 오후에 합류하기로 한 이용대 코오롱등산학교

 교장이 정상에 도착했다.


우리가 노적봉 밑동부터 정상을 오르는 동안에도 서울을 굽이져 흘렀을 한강이 임진강과 만나 서해로

 접어들고 있었고, 그 언제였을까…. 나는 이 정상에서 검붉은 태양이 늦은 시간의 그림자를 드리운 채

 서해로 황홀히 침잠하며 세상을 온통 붉은 색으로 수놓는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 한 채 그저 눈물만 흘렸고…


내가 먼 기억에서 벗어날 즈음 가을이 제자리로 돌아가길 원했던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삶을 의탁한

세상의 집을 생각하며 등반 장비를 챙겼다. 우리는 노적봉을 오르며 그 위에 잠시 머물렀던 아름다운

 흔적들을 불어오는 미풍에 날려버리면서 머지않아 북한산성 계곡과 노적봉으로 불어닥칠 붉디붉은

 단풍 바다를 생각했다. 그리고 누군가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이 정점에서 한동안 눈이 먼 채 절정의

 벼랑 끝에 서있을 것이다.

- 경원대길 길잡이

북한산 노적봉으로 가려면 도선사 주차장에서 도선사 쪽 매표소로 가야 한다.
이후 등산로를 따라 용암문을 통과한 후 백운대 방향(위문)으로 이어지는 오른쪽 등산로를 따라

10여분 넘게 가다가 노적봉의 오른쪽 면이 보일 즈음 기존 등산로를 벗어나 노적봉으로 향한다.

 일반 등산로에서 샛길 따라 3∼5분 을 향해 가다보면 텐트 4∼5동 칠 수 있는 ‘반도야영장’이 나온다.


식수는 야영장 바위 면에 표시된 흰 화살표 방향으로 30∼40미터 가면 구할 수 있다. 이 샘은 작은

 파이프에서 시원한 물이 사시사철 마르지 않고 흘러나온다. 이 야영장에서 앞에 보이는 작은 고개에

서면 노적봉이 한층 가까이 보이고 노적봉 오른쪽 바위 면을 끼고 아래 골짜기로 내려가면 노적봉 밑동

 부근에 있는 작은 야영장과 만난다. 이 야영장에서 조금 더 가면 좁은 비박지가 나오고, 이어 노적봉

밑으로 난 길을 따라 흰 화살표가 지시하는 대로 가면 너른 암반이 나온다.


이곳에서 조금 걸으면 노적봉 서쪽으로 이어지는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경원대길은 이 부근의 오른쪽

벽에 있다. 출발 지점에는 단풍나무 한 그루가 서있고 바위 면에 흰 화살표가 표시되어 있으며, ‘

경원대길’이라고 쓴 표지기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 등반 길잡이

노적봉 바닥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경원대길의 장쾌한 등반 길이는 약 280미터에 달하며, 루트는 주로

페이스와 슬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루트의 최고 난이도는 5.10a이며, 볼트가 정확히 세팅되어 있어

안전하면서도 재미있는 등반을 할 수 있다. 특히 짜릿한 고도감 속으로 밀려드는 의상봉 능선과 북한산의

 주능선을 여유 있게 감상할 수 있으며, 서해로 흘러드는 한강의 풍경이 압권이다.


1피치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누운 사선 크랙을 따라 올라 작은 숲으로 접어들기 전에 있는

볼트에 확보하면 된다. 2피치는 페이스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등반자의 담력과 강한 완력, 섬세한

 균형 감각을 필요로 한다. 특히 두 번째 볼트와 네 번째 볼트 사이의 구간이 까다로운 편이다.


3피치 또한 페이스 구간으로 상당한 고도감이 느껴지는 곳이다. 첫 볼트는 인공등반식(Ao)으로 오르는

것이 좋고, 이후의 고도감이 센 페이스 구간에서는 손가락 끝이 양호하게 걸리는 홀드를 이용해 몸의

 균형을 잘 잡고 과감하게 오르는 것이 중요하다. 4피치는 전반적으로 쉬운 슬랩 구간인데 넓은 테라스

 위에 있는 볼트와 그 위의 볼트 사이를 넘어설 때 약간의 균형 감각을 요구한다.


이후 쉬운 크랙과 슬랩을 따르면 된다. 5피치는 경사가 심한 페이스 구간으로 세 번째와 네 번째 볼트

사이에서 균형 잡기가 매우 까다롭다. 이어 짧은 크랙과 슬랩을 올라 짧은 오버행에 박혀있는 볼트에

확보한다.


6피치는 짧은 오버행에 걸려있는 슬링 두 개를 잡고 올라서야 한다. 오버행을 넘어서면 경사가

 완만한 물길 사이의 슬랩과 좁은 테라스, 짧은 크랙을 따라 오르면 작은 숲지대 바로 아래에 있는

볼트와 만난다.
7피치는 작은 숲을 지난 뒤 앞에 보이는 슬랩을 직상하는 것보다 약간 오른쪽의 슬랩을 따라 오르는

 것이 손쉽게 오를 수 있는 방법이다.


슬랩 등반이 끝나면 완만한 바위 사면에 있는 가로 크랙에 확보용 프렌드를 두 개 설치한다.

 8피치는 흰 화살표가 있는 방향의 슬랩을 따르다가 페이스 상의 첫번째 볼트와 네번째 볼트를

 인공등반하는 식으로 올라선다. 이어 완만한 바위 사면을 조금 올라가면 노적봉 정상이 나온다.

정상 부근의 바위틈에 확보용 프렌드를 두 개 설치하면 된다.

◇ 등반 장비 및 소요시간

2인 1조일 경우 자일 1동과 프렌드 1조, 퀵드로 10개면 가능하며, 약 2∼3시간 걸린다.

◇ 숙박

아침 일찍 등반하기 위해선 노적봉 능선 부근의 ‘반도야영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긴 하지만,

공단에서 취사야영을 금지하기 때문에 야영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른 아침 도선사 주차장을

출발하면 당일 등반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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