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릉(릿지)사고 사례와 안전수칙
1. 암릉사고의 유형
산악사고 가운데 가장 무섭고 자주 발생하는 것이 암릉(릿지) 사고이다.
암릉등반은 암벽등반과 달리 쉬운 구간이 많기 때문에 초보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암벽등반은 거의 수직이동인데 반해, 암릉등반은 수직ㆍ수평ㆍ하강 이동이 반복된다. 때문에 정상적인 리듬을 계속 이어나기도 쉽지 않은 산행인 것이다.
대부분 초보자들은 위로 오를 때만 생각하고 -암릉상에는 어려운 길도 있지만, 쉬운길도 있어 길만 잘 찾으면 오를 때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산행을 하다보니 절벽을 타고 내려가야 하는 구간을 만나면 당황하게 된다.
1) 암릉 사고의 대부분은 경험이 있는 등산객들이 자만심에 초보자를 데리고 왔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런 장비 없이 암릉에 붙었다가 초보자가 위기에 몰리면 같이 당황하면서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다.
2) 암릉사고는 초보자들에게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이른바 ‘도사’들에게도 발생한다. 이들은 암릉코스에 대해서는 전문암벽 등반가들 보다 아주 빠르게 기계적으로 잘 오르 내린다. ‘도사’들이 잘 오르는 이유는 암릉의 어떤 바위가 어느 동작을 요구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이 사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자만심이라는 독약 때문이다. 자만심은 사람으로 하여금 사물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극약이다. 이 자만심으로 인해 그들은 꼭 필요한 등반 장비들을 안 갖추고 등반할 뿐만 아니라 등반에 있어 꼭 필요한 확보를 안 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대형 사고를 당한다.
3) 암릉에서 뛰면서 일어나는 사고도 많다
암릉에서는 평지처럼 거리 측정이 쉽지 않다. 대부분 몸이 위축된 상태에서 뛰기 때문에 평상시처럼 멀리 뛰지도 못하고, 또한 건너편 바위가 평지처럼 안정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만 잘못 디디면 균형을 잃으면서 추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4) 단독산행자들의 사고도 많다.
암릉등반은 위험하니 아마추어 등산인들은 다니지 말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암릉등반은 도보산행의 꽃이다. 문제는 안전장치에 있는 것이다. 등산장비를 철저하게 가지고 다니고, 늘 자기 확보 후 상대방의 확보를 본다면 최소한 대형사고만은 막을 수 있는 일이다. 특히 암릉은 암벽루트와는 달리 고정확보물이 설치된 곳이 별로 없다. 따라서 암벽등반시 보다 확보물에 더욱 더 신경을 써야 한다.
2. 암릉등반의 안전 수칙
1) 암벽등반에 준한 장비를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자일 또는 보조자일, 프렌드, 안전벨트, 카라비너, 하강기 등이다.
2) 암릉 등반에서 필요한 것이 자기확보와 후등자 확보이다.
자기확보란 등반자가 자기 자신이 떨어지지 않기 위해 어딘가에 자신을 고정 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후등자 확보란, 선등자가 자기확보를 마치고 후등자의 자일을 위로 올려주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등반장비가 좋아도 확보가 없으면 그 등반은 무의미 할 뿐만 아니라 등반장비는 오히려 무거운 짐이 된다.
3. 북한산/도봉산 암릉사고 다발지역과 유형
북한산에는 크고 작은 암릉이 많이 뻗어있다. 그중 원효봉 - 염초봉 - 백운대암릉 (원효릿지), 숨은벽능선 – 위문 - 용암문으로 이어지는 만경대 암릉, 그리고 보현봉 - 원효봉 - 비봉 능선은 등산인들에게 인기높고 또한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중 사고발생이 높고 사고시 치명상을 당하는 만경대 암릉과 원효봉 - 염초봉 - 백운대 암릉을 중점으로 북한산 사고다발지역을 알아본다.
도봉산은 주능선이 사패능선 - 포대능선 - 도봉산 주릉 - 우이암 남릉으로 이어지면서 그 양옆으로 사패능선, 송추능선, 다락능선, 보문능선 등의 산줄기가 흘러내린다. 그중 암릉등반을 즐기는 아마추어 등산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능선이 금득사 - 미륵봉 암릉 - 포대능선 - 칼바위 능선 – 우이암 - 기차바위로, 사고 또한 이 구간에서 많이 일어난다.
도봉산 경찰구조대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93년부터 96년까지 일어난 280건의 사고 중 무려 200여건이 이 코스에서 일어났다.
3.1 만경대 릿지 (위문 - 만경대 - 병풍암)
만경대는 백운대, 인수봉과 함께 북한산 정상부를 형성하는 암봉으로 위문 남쪽에 솟아 있다. 이 만경대에서 남쪽 병풍암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만경대 암릉이라 일컫는다.
능선 양쪽, 특히 동쪽사면은 절벽을 이루고 있어 일단 추락사고가 일어나면 치명상을 입게되는 위험한 암릉이다. 북한산경찰구조대 자료에 의하면, 91년부터 96년까지 6년동안 34건의 사고로 7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중상을 당했다.
만경대 암릉은 깔딱고개서부터 시작했으나, 94년부터 깔딱고개 일원이 휴식년제 구간으로 통제되면서 백운대 남쪽의 성문인 위문에서 시작한다.
첫번째 봉인 만경대는 위문 동쪽 (백운산장) 길을 따르거나, 위문바로 위의 일명 ‘매스컴 바위’를 타고 오른다. 백운대를 오르는 등산객들로 늘 북적대는 곳에 위치한 15m높이의 매스컴 바위에서도 간혹 사고가 일어난다. 95년에도 두번의 사고로 추락자 두사람 모두 심각한 척추부상을 입었다.
성벽길이 끝나면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는데, 만경대로 건너는 지점에서도 사고가 여러 번 있었다. 95년 10월 경찰구조대가 볼트 두개를 박고 와이어 로프를 걸어놓은 다음부터 사고가 나지 않았지만, 비온 직후에는 바위면이 미끄러워 여전히 위험한 지점이다.
만경대로 건너온 다음 트래버스 구간 역시 위험하기는 마찬가지 (만경대는 대부분 우회한다). 미끄러지면 5m아래로 떨어지는 곳이다. 선등자가 트래버스를 끝낸다음 상단나무에서 확보하고 후등자가 안전하게 올라올 수 있게 해야 한다.
만경대에서 병풍암까지 가는 사이에는 도선사쪽으로 내려섰다 다시 올라야 하는 트래버스 구간이 두 차례 나타난다. 이곳 역시 위험한 구간이다. 77 ~ 78년 어느 산악회 회원들이 배낭을 멘 채 자일 확보 없이 지나가다 추락, 큰 부상을 입었던 위험한 곳이다.
첫번째 구간은 상단턱의 홀드에 매달려 몸을 완전히 크랙밖으로 빼낸 다음 내려서야 하는데, 겁에 질려 크랙안에 몸을 집어넣은 상태에서 내려서다 하단부 테라스에 내려서기 위해 크랙에서 몸을 빼는 순간 균형이 깨지면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병풍암 직전의 두번째 트래버스 구간 역시 위험한 곳이다. 이 구간은 초반에는 침니로 내려서다 턱을 지나면 크랙등반으로 내려서는 것이 자세 잡기가 좋다.
크랙을 타고 암벽 하단가지 내려간 다음 만경대족 크랙을 타도 되고, 크랙 중간에서 왼쪽벽의 크랙으로 이동, 만경대로 접근할 수도 있으나, 곧바로 내려서는 것이 확보보기에 더 안전하다. 암봉으로 올라 자일 하강하기도 한다.
병풍암 정상에서 용암문쪽으로 내려서는 길은 두 갈래다. 첫번째는 용암문쪽 끄트머리에 박혀있는 피톤에 자일을 걸고 내려가는 것인데 최근 볼트의 안전도가 문제시되고 있어 사용을 삼가는 것이 안전할 듯 싶다.
흔히 이용하는 코스는 레이백 - 슬랩코스로 내려선 다음 일명 ‘피아노 바위’로 이어지는 코스로 피아노 치듯 손을 옮기면서 이동해야 하는 피아노 바위 구간은 추락하면 50m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지는 만경대 암릉에서 사고가 가장 많은 곳이다. 91년 11월 한 달 사이에 무려 3명이 추락, 목숨을 잃기도 했던 악명높은 곳이다.
피아노 바위로 내려서는 구간도 사고위험이 높기는 마찬가지다. 레이백 크랙과 슬랩으로 이어지는 15m 길이의 이 구간은 추락시 벽 하단까지 떨어질 수 있는 위험한 곳으로 상단부 바위에 확보를 한 다음 내려서는 것이 안전하다.
피아노 바위는 홀드와 스탠스가 좋아 경험자들에게는 그리 위험하지 않은 구간이다. 헌데 초보자들은 트래버스 중 겁을 먹고 매달려 있다가 힘이 빠지면서 추락하거나 혹은 일단 턱을 내려서야 하는 중간지점에서 몸을 돌리다가 배낭이 바위에 닿거나 하여 균형을 잃으면서 큰 봉변을 당하는 것이다.
초보자를 대동할 때는 반드시 양쪽에서 자일로 확보하고 지나도록 한다. 특히 용암문쪽 확보자는 자일이 크랙 안쪽으로 들어가도록 하여 등반자가 추락하더라도 많이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피아노 바위를 지나면 병풍암 위험구간에서는 벗어나는 셈이다.
3.2 원효봉 암릉 (북문 ~ 염초봉 ~ 백운대)
원효봉 암릉은 대서문 북동쪽 원효봉에서 북문 - 염초봉 - 백운대로 이어지는 암릉을 말한다. 91년부터 96년까지 6년동안 16건의 사고가 일어나 3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중상을 당한 험난한 암릉이다.
등산인들은 대개 원효봉 구간은 생략하고, 상운사(祥雲寺) 길로 북문까지 오른 다음 염초봉 - 백운대 암릉을 탄다.
세 개의 암봉으로 형성돼 있는 염초봉에서 가장 위험한 구간은 2봉 정상으로 이어지는 일명 ‘통천문’이라는 곳이다.
첫번째 봉은 큰 사고가 없었지만, 역시 위험한 곳이다. 올라갈 때는 가로로 찢어진 크랙을 잘 잡아당겨야 하고, 약 7m 높이의 하강 크랙 구간은 양쪽 바위면을 밀면서 내려서는 것이 안전한 등반법이다. 겁에 질려 크랙을 타고 내려오면 크랙이 좁아지면서 결국 손가락이 빠질 염려가 많다.
첫번째 봉에서 암벽 오른쪽으로 트래버스 하면 통천문 초입이 나온다. 통천문 초입은 턱을 이루고 있어 오른쪽 크랙에 손을 집어넣고 잡아 당기면서 올라서야 하는데, 여기서 손이 빠지면서 뒤로 넘어지면 30m아래 산사면까지 추락한다. 94년 통천문을 내려서던 60대 노인이 추락, 현장에서 사망한 일이 있었다.
세번째 암봉도 약 5m 높이의 크랙을 타고 내려와야 한다. 첫째 봉과 셋째 봉을 내려설 때는 가급적 위에 자일 확보를 보아주고, 먼저 내려선 사람이 다음 사람이 떨어질 상황을 대비하여 밑에서 대기하도록 한다.
염초봉 암릉을 지나면 성벽 같은 길이 나오고 곧 숨은벽 암릉이 보이는 백운대 북서릉에 올라선다. 암벽에 오르기전 성벽길에는 ‘94년 10월 2일과 24일, 그리고 95년 3월 4일 추락사고’를 표시해 놓은 입간판이 서 있다.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서 등산인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려고 세워 놓은 것이다.
백운대 북서릉의 등반구간은 4개의 연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사고 빈도가 높은 곳이 두번째 봉의 ‘말바위’와 ‘개구멍바위’이다.
첫째 봉도 출발지점이 안전하지 않다. 크랙과 페이스로 이루어진 약 5m의 이 구간은 바위면이 마모가 많이돼 매우 미끄러운 편이다. 게다가 미끄러지면 숨은벽쪽 골짜기로 떨어져 발목 등 다리 부상을 입을 수 있는 곳이다. 이곳 역시 후등자가 밑에서 대기하여 선등자 추락시 잡아주어야 한다.
말바위는 두번째 봉으로 올라서는 구간에 있는 바위구간으로 말잔등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 역시 바위면이 빤빤하여 어정쩡한 자세로 바위에 붙으면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특히 상단부로 오르다 미끄러지면 10여m 아래 잡목지대까지 떨어지게 된다. 지난해 훈련중인 군인이 말바위를 오르다 추락, 머리가 깨지고 허벅지가 나뭇가지에 찔리는 큰 부상을 당한적이 있다.
말바위를 지나 두번째 암봉으로 오르는 방법은 2m높이의 수직 크랙을 타는 것과 암봉 오른쪽 밴드 크랙을 타는 방법이 있다. 수직크랙은 그래도 암벽등반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 시도하여 사고가 거의 없는 편이고, 오히려 밴드크랙에서 사고가 일어나곤 한다.
말바위에서 밴드크랙으로 진입하려면 일단 턱을 내려서야 하는데 그 턱에서 사고가 일어나곤 한다. 배낭이 걸리는 순간 균형을 잃으면서 30여m 아래 바닥까지 추락하는 것이다. 95년 10월 22일 음주등반을 하던 40대 여인이 추락사하기도 했다.
말바위를 지나 암릉을 계속 오르면 암릉이 끝나면서 큰 테라스와 그 위에 바위가 하나 얹혀 있는 지점에 닿는다. 여기서는 정상 바위에 올라 피톤에 자일을 건 다음 자일 하강을 하거나, 테라스에서 왼쪽(숨은벽) 벽을 타고 내려갔다 오른쪽 바위를 트래버스하여 자일하강 지점과 만나는 안부로 접근해야 한다. 바로 이 하강코스와 개구멍 바위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개구멍까지 내려가는 크랙코스도 만만치 않다. 오른쪽 크랙으로는 왼쪽과 왼발을 크랙에 집어넣고 오른손과 오른발은 페이스상의 홀드를 이용하여 내려가면 되고, 왼쪽 크랙은 손발을 교대로 끼워 넣으면서 내려가면 되는데, 문제는 확보에 있다. 길면 10m이상 떨어지는 곳으로 반드시 자일 확보후 내려가야 한다.
개구멍 바위는 침니를 가로로 눕혀놓은 듯한 구간으로 그 아래로는 10여m 높이의 암벽이다. 처음에는 거의 수평을 이루다 중간쯤에서 몸이 아래쪽으로 향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겁을 내고 몸을 뒤틀다 추락하는 것이다. 이 구간은 배낭을 벗어 자일에 매달아 앞사람에게 전달한 다음 통과하는 것이 안전하다. 물론 확보는 양족에서 봐주는 것이 가장 확실한 안전을 보장 할 것이다.
정상에서 자일 하강하다 추락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벽 중간에서 자일이 짧아 혹은 초보자들이 맨손으로 자일을 붙잡고 내려오다 마찰열을 견디지 못하거나, 아니면 힘이 빠져 자일을 놓치면서 추락사고를 당하는 것이다. 96년애는 북문에서 염초봉으로 오르는 등산객을 무조건 좆아 올랐던 한 등산객이 이 암봉 정상까지 올라섰다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날이 어두워지자 안부쪽 돌출바위(약 5m 높이)를 향해 뛰어내려 크게 다친 일이 있다.
3.3 미륵봉 암릉 (금득사 ~ 미륵봉 ~ 다락능선)
미륵봉 암릉은 장수원 심원사에서 포대능선으로 이어지는 다락능선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미륵봉에서 도봉공원쪽으로 뻗어내린 능선을 말한다. 도봉공원 맞은편 금득사 (구.민장사)에서 은석암길을 따라 다락능선으로 30분쯤 오르다 갈림 지점에서 왼쪽 계곡길을 따르면 커다란 바위가 보인다. 그 바위에서 100여m 더 오른 다음 왼쪽 능선을 따르면 바로 미륵봉 암릉이다. 미륵봉 암릉은 사고가 잦지는 않지만, 길이 아닌 곳으로 접어들었다가 당황하여 추락, 골절상을 입곤 하는 곳이다.
미륵봉 정상부 암벽에 닿기 전까지는 사이 사이 짧은 암릉이 나타나지만, 등반길이가 길지 않아 뒷사람이 도와주면 크게 다칠 염려가 거의 없다.
위험은 정상부에 오를수록 가중 된다. 정상부 암벽의 첫번째 피치는 레이백 크랙이나 슬랩을 타고 오르는데, 경사가 완만한 편이다. 두번째 피치인 15m 길이의 첫번째 난관이랄 수 있다. 왼쪽발과 손을 크랙에 끼워넣고 오른쪽 발과 손은 슬랩을 이용해 쉽게 오를 수 있으나 초보자들은 겁 먹고 바위 중간에 매달려 힘을 빼다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구간이다.
크랙구간이 지나면 슬랩구간과 크랙구간으로 이어진다. 슬랩 하단부의 소나무를 밟고 슬랩을 타고 오르면 되는데, 추락시 15m하단부가지 떨어지니 반드시 소나무에 확보한 다음 선등자가 출발하고, 선등자는 슬랩 상단 소나무에서 후등자의 확보를 보아주어야 한다.
크랙등반이 끝나면 정상으로 이어지는 크랙 (촉스톤이 박혀 있는 반침니)이 나오지만, 오버행인데다 암질이 나쁘므로 암벽등반 기량이 뛰어난 사람이 아닌 다음에는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미륵봉 암릉은 기술적으로 특별히 어려운 구간은 별로 없다. 또한 15 ~ 20m 사이에 소나무 등 확보물이 있기 때문에 신경만 쓰면 사고를 당할 염려는 거의 없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구간을 이탈하거나 특히 오른쪽 슬랩루트로 등반하다 추락하면 확보를 보기조차 어렵다. 도봉산 경찰 구조대 말에 의하면 ‘ 미륵봉 암릉은 정상루트를 벗어나다 추락한 경우가 몇 차례 있었던 곳’ 이라며, “초보자들이 앞서가는 사람들을 뭣 모르고 따라붙었다가 오도가도 못하고 고립된 적도 여러 번 목격했다”고 미륵봉 암릉에서 일어나는 사고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3.4 포대능선(다락능선 ~ 포대 ~ 신선대)
포대능선은 도봉산 정상인 자운봉 북쪽 능선에서 한때 포대진지가 구축되어 있던 봉우리로 이어지는 능선을 말한다. 도봉산 산행코스들 가운데 가장 인기 높은 이 코스는 20분 정도면 통과할 수 있으나 휴일이면 정체현상이 빚어지면서 1시간 이상 걸릴 적이 허다하다.
그런데 암릉산행을 즐기는 등산인들은 다락능선상 민초샘과 제 9휴식처 갈림지점부터 포대능선이라 일컫고, 역시 다락능선상 제 10휴식처(440m) 갈림지점 서쪽에 솟아 있는 일명 ‘안개바위’ 부터 포대능선 산행을 시작한다.
안개바위는 높이가 10여m에 불과하지만, 경사도가 세고 중간에 확보물이 전혀 없어 위험한 곳이다. 출발지점부터 홀드와 스탠스가 좋지 않고, 특히 출발 이후 왼쪽으로 조금씩 이동해 가는데, 추락하면 왼쪽하단으로 떨어져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제 9 휴식처 민초샘 갈림길을 지나면 안전시설물이 설치된 등산로와 그 왼쪽에 암벽이 보인다. 첫번째 U자 홈을 이룬 암벽구간은 홀드와 스탠스가 좋아 쉽게 오를 수 있다.
두번째 일명 ‘말바위’는 간단치 않다. 오른쪽 크랙 페이스 코스와 왼쪽 침니 코스가 있는데 침니코스가 그래도 쉬운 편이지만, 침니 상단의 촉스톤을 잡아 당길 때 몸이 뒤로 젖혀져 힘이 빠지면 머리에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이 구간을 지나면 다시 등산로와 만나고 곧 포대 능선이다. 포대정상에서 자운봉 쪽으로 가려면 일단 뚝 떨어졌다 다시 올라야 한다. 휴일이면 통행인원이 많아 늘 정체현상을 빚는 구간이다. 이 구간에서는 남들보다 빨리 통과하려고 안전등산로를 벗어나 위험한 구간으로 산행하면서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포대능선에는 안전시설물이 설치돼 있는 기존 등산로와 개구멍 코스, 송추쪽 우회로, 그리고 암벽중앙의 크랙코스로 이어지는 일명 ’박수코스’가 있다. 모두 기존 등산로를 따르다 왼쪽으로 꺽이는 지점에서 갈라진다.
개구멍 코스는 기존 등산로가 왼쪽으로 꺽이는 지점 맞은편 하단부 침니로 이어지는 코스로 다시 기존 등산로와 합쳐진다. 배낭을 줄에 매달아 밑에 내려온 다음 침니를 타면 그리 힘들지 않은 코스다.
송추쪽 우회로도 초반 트래버스 구간만 넘어서면 평범한 길로 5m쯤 되는 트래버스 구간도 스탠스가 좋은 편이지만, 미끄러지면 5m이상 떨어지는 구간이다.
문제는 박수코스다. 70도 경사의 크랙과 수직크랙으로 나뉘어 있는 이 코스는 중간 중간 확보물을 확실히 설치하면 사고 당할 염려가 물론 없지만, 자일없이 자유등반을 하다 실수라도 하는 날이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코스이다. 96년 10월 미국의 요세미티에서 암벽등반까지 한 바 있는 모산악회 회원이 이 코스를 오르다 하단부에서 추락, 팔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루트가 거의 끝날 즈음 암봉 정상으로 바로 오르지 않고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에서도 사고가 간혹 난다. 가로로 찢어진 크랙을 타고 이동하는 이 구간은 특히 비온 직후 매우 위험한 길이다. 96년 약혼자 두사람이 이 구간을 지나다 여자가 떨어지면서 척추골절 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던 일이 있다.
포대능선에서는 아버지가 아들의 점심 식사용 나무 젓가락을 만들다 미끌어 지면서 추락,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도봉산 최고봉인 자운봉과 신선대는 만장봉과 함께 도봉산의 정상부를 이루고 있는 암봉들이다. 자운봉은 과거 등산인들이 자일 하강을 배우기 위해 오르곤 했던 봉이다.
자운봉은 정면 오른쪽의 반침니로 중단부까지 오른 다음 만장봉 크랙을 타고 오르는데, 그 상단부 크랙에서의 추락사고와 하강중 자일이 모자라 추락하는 사고도 일어난다. 96년에는 크랙을 타고 오르던 등산인이 추락하면서 밑에서 점심을 먹던 사람을 크게 다치게 했던 사고도 있었다.
신선대 오름길 또한 쉬워 보여도 막상 붙으면 자세가 어정쩡해 머뭇거리다 추락, 발목골절상을 당하곤 하는 곳이다.
왼쪽에서부터 날등, 크랙 - 레이백, 수직크랙 코스가 있는데, 수직크랙코스가 가장 쉬운 편이다.
3.5 칼바위 암릉(재수바위 ~ 뜀바위 ~ 칼바위)
도봉산에서 악명이 가장 높은 곳은 뜀바위와 칼바위다.
신선대에서 남쪽(우이암쪽)으로 볼 때 첫번째 봉이 뜀바위, 세번째 봉이 칼바위이다.
신선대에서 우이암쪽을 향해 내려서면 ‘위험등산로’ 표시가 되어있는 안부에 닿는다. 뜀바위 출발지점이다. 출발지점의 약 5m높이의 일명 ‘재수바위’를 지나 정상부까지는 그런대로 오를만 하다. 문제는 내리막길이다. 크랙과 슬랩으로 이어진 내리막길은 암질이 약하고 낙석 가능한 돌이 많아 위험한 구간이다. 15m쯤 내려선 다음 왼쪽으로 트래버스 해야 하는데, 이 구간 역시 확보 보기도 쉽지 않은 위험구간이다. 추락하면 벽 하단부 등산로까지 약 20m 아래로 떨어진다. 뜀바위가 사고가 더 빈번한 곳이기는 하지만, 실제 이 구간에서 일어나는 사고가 더 치명적이다. 내리막길 마지막 지점에 있는 뜀바위 약 2m 높이의 턱으로 어중간한 자세로 내려오다 떨어지거나 경사진 바위로 뛰다가 발목골절상을 입는 곳이다. 바위면을 마주보고 턱을 양손으로 잡은 상태에서 최대한 왼쪽으로 이동한 다음 평지에 이르렀을 때 뛰어야 한다. 초보자나 여자, 노약자들은 약력이 약해 도중에 떨어질 수 있으니 자일로 확보를 봐주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뜀바위에서는 93년부터 96년까지4년 동안 16명이 다리 골절상을 입는 사고를 당했다.
뜀바위 다음에 나타나는 두번째 봉 역시 오름길 보다는 하산길이 문제다. 특히 벽 양쪽에 크랙이 형성돼 있는 마지막 크랙구간이 관건으로, 발판을 만들어 놓은 오른쪽 크랙으로 내려서는 것이 안전하다.
도봉산의 암릉 중 가장 위험한 곳은 역시 ‘칼바위 능선’ 이다. 경찰구조대 자료에 따르면, 94년 2차례, 95년 4차례, 96년 5차례의 사고가 있었는데, 모두 머리부상 등 중상을 입은 사고였다. 두번째 봉에 이어 바로 솟아 있는 칼바위 암릉 역시 오름길은 별 문제가 되지 않으나, 내려서는 것이 문제다.
정상에서 우이암쪽을 보면 작은 암봉이 하나 보이는데, 이 봉은 왼쪽 사면으로 우회한다. 공포감이 생기는 곳이지만, 홀드를 확실히 잡고 한 발 한발 옮기면 안전하게 내려설 수 있는 구간이다.
암봉을 우회한 다음부터는 급경사 암릉이 이어진다. 암질이 나쁘고 암릉 양쪽, 특히 왼쪽(도봉동쪽)은 고도감이 대단한 구간으로, 추락사고는 대개 왼쪽에서 발생한다.
이 구간은 반드시 자일로 확보한 다음 내려서야 한다. 상단부 크랙에 박힌 하켄에 확보를 하고 (하켄과 슬링의 상태를 확인하고, 슬링은 자일을 회수할 때를 고려해 긴 것을 거는 것이 현명하다) 자일 하강하던지 또는 암벽을 타고 내려오면 보다 안전할 것이다.
완경사에서 급경사 구간으로 들어서면 왼쪽으로는 암릉 날등, 오른쪽으로는 슬랩이 형성되어 있는데, 왼쪽 날등 너머는 20m이상 되는 절벽으로 공포감을 주는 구간이다. 그래도 암릉 날등을 마주하고 바위면의 홀드와 크랙을 잡고 내려오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날등이 끝나는 지점에서는 자세를 바꾸어 맞은편 바위에 발을 뻗으면서 살며시 내려서야 한다.
이 구간을 지나면 마지막 천장바위가 나타난다. 손으로 천장을 받쳐들 듯 하면서 통과하기도 하나, 그보다는 하단부 크랙을 잡고 왼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3.6 우이암 남릉(기차바위 ~ 오징어 바위 ~ 할미바위)
기차바위 - 오징어바위 - 할미바위 – 상투바위 암릉은 우이암 서쪽 봉우리에서 남쪽으로 형성된 바위 능선을 말한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일반등산로와 교차하면서 아기자기한 암릉등반의 묘미를 느낄 수 있어 등산인들이 많이 찾고 있는 암릉이다.
도봉산 경찰구조대와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어 사고시 구조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사각지대로 그 동안 크고 작은 사고가 여러 번 발생했으나, 정확한 사고 현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기차바위는 우이암쪽에서 시작하는 길은 하나지만, 정상에 오르면 A,B,C코스로 나뉜다. 우이령쪽A쪽 코스는 크랙과 반침니로 이어지는 코스이고, B코스는 반대편쪽으로 우회하여 다시 암릉으로 올랐다 우이령쪽으로 내려서는 크랙코스이다.
등산인들은 A코스보다는 코스가 아기자기한 B코스를 많이 다닌다. A코스에서는 크랙 에서 힘이 빠지면서 얼굴에 부상을 입겨나, B코스에서는 트래버스를 하다 미끄러져 지면서 추락하곤 하는 사고가 일어나는데 7년전에는 B코스를 트래버스하던 중 추락했으나 운좋게도 나뭇가지에 걸려 무사했던 사람을 본일도 있다’고 말한다. 또한 A코스로 이어지는 C코스 하단부에서 다리 골절상을 입는 사고도 간혹 발생한다고 한다.
오징어 바위는 중턱까지 A, B코스가 있다. 그중 왼쪽편의 A코스를 오르던 중 크랙에 집어넣은 무릎이 빠지지 않아 1시간 이상 애를 쓰다가 결국 거의 탈진 상태에 이른 일도 있었고, 할미바위에서는 정상에서 첫번째 턱을 뛰어내리다 발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목격한 적도 두번 있다고 한다.
스릴을 즐기기 위한 무모한 등반으로 인한 사고
최○○(46세·여)씨는 북한산 원효리지의 맨 마지막 구간인 백운대 바로 밑의 전망이 트인 장소로 올라가는 곳에서 스릴을 즐기기 위해 우측으로 돌아 슬랩을 오르다가 40미터를 추락, 전신골절과 두개골 함몰 등 중상을 입었다(2005년 5월).
자만과 과신에 의한 사고
권○○(남·76세)씨는 모 산악회 회장으로 주로 도봉산에서 40년 넘게 리지등반을 해 온 소위 말하는 ‘바위꾼’이었다. 북한산 인수봉을 평소 등반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장비는 있었으나 확보를 제대로 하지 않고 등반하던 중 약 150미터 추락, 현장에서 사망했다(2004년 5월).
음주산행으로 인한 사고
이○○(남·60세)씨는 일행과 산행 중 술을 나눠 마신 후, 평소 사고가 빈번한 만경대리지 구간을 무리하게 등반하던 중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발을 헛디뎌 약 80미터 가량 추락, 현장에서 사망했다(2004년 8월).
휴식 후 현기증으로 인한 사고
궂은 날씨로 인한 사고
초행인 산을 단독으로 산행하다 실족한 사고
통제구역 출입으로 인한 사고
일행의 실수로 인한 사고
자연 지형물에 의한 사고
안전 보조물 제거에 의한 사고
암릉등반 중 벌에 쏘인 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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